세계 문학전집 하면 떠오르는 이 출판사, 혹은 이 책 표지 익숙하시죠.
문학은 물론, 철학과 사상 분야의 이론들이 '민음사'를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이 민음사를 연 박맹호 회장이 향년 84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출판계의 거목' 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는 박맹호 회장.
박맹호 회장의 살아온 삶 자체가 우리 출판계의 역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한 박맹호 회장, 원래 꿈은 소설가였습니다.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자유풍속'을 투고했습니다.
자유당 정권을 풍자한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나 정권을 과도하게 비판했다는 이유로 최종심사에서 떨어졌습니다.
이때 박맹호 회장이 소설가로 등단했다면, 지금의 민음사는 존재하지 않았겠죠?
소설가의 꿈을 접은 후 박맹호 회장이 청진동 옥탑방에 연 1인 출판사가 민음사입니다.
직접 당대의 문학 인재를 발굴하자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겁니다.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민음사의 기획들.
민음사라는 든든한 나무 아래에서 내로라하는 수많은 문인이 꿈을 펼쳤습니다.
옥탑방 민음사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 고은 시인, 비평가이자 소설가 김현부터 신인이었던 시인 김수영과 이성부, 강은교를 세상에 알린 것도 민음사였습니다.
소설가 이문열을 발굴하고, '경향신문'에 이문열의 '삼국지'를 연재할 것을 추천한 것도 박맹호 회장입니다.
박맹호 회장의 자서전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가끔 길을 가다 수십 층짜리 빌딩을 올려다보면서 생각한다. 누군가는 돈을 벌어 저 빌딩을 올렸을 테지만 나는 평생 책을 쌓아 올린 셈이다. 어느 쪽이 더 보람찬 인생일까."
문학에 대한 억압이 있었던 시절에도, 책에 대한 관심이 적어질 때도, 출판업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도 소신 있게 책이라는 외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박맹호 회장.
박맹호 회장은 평소 이렇게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책을 사랑하다, 책을 만들다, 그리고 사라졌다.
민음사의 책을 읽으며 자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고인은 이렇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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